Peru 2014

페루 넷째날

y.jae 2014. 7. 3. 15:46

넷째날. 현재 시각은 오후 세시. 

아르마스 광장 2층 발코니 카페에서 느긋하게 커피를 마시기 시작했다. 이곳은 아레키파다. 

이번에는 내 눈앞에서 잉글랜드와 우루과이의 후반전 경기가 펼쳐지고 있다.. 현지와 비슷한 시간에 보다니, 이런 영광이! (수아레즈 짱)

밤새 버스에서 쭉 잤다. 물론 종종 깨긴 했다만. 그 이전에, 콜롬비아 여자 두명이 "함께 앉을 수 있도록 자리를 바꿔달라"고 했는데, 다른 쪽 옆자리가 아저씨라 양해를 구하고 안바꿔줬더랬다. 미안하다고 하니 그들은 계속 괜찮다고 했고. 일부러 내 아이폰에 맞는 와이파이도 찾아주고. 빙고(버스에서 이런 이벤트도 한다...)할 때 숫자를 영어로 통역도 해주고. 

그런데 알고보니 레즈비언 커플이었던 거다. 비켜줄 걸 그랬다. 

 ▲빙고. 세줄 먼저 맞춘 사람에겐 리마행 티켓을 준다. 어차피 난 필요없었긴 하다만. 

아레키파엔 한 두시간쯤 늦은 오전 10시에 도착했다. 바로 체크인을 하고, 전날 범벅이 된 땀과 모래를 씻어냈다. 확실히 고도가 높아 바디클랜저가 조금 터졌다. (아레키파는 2500m다) 나도 버스에서 내리기 직전엔 조금 멀미를 했고. 씻고 바로 나와서 매운 음식을 한다는 La Nueva Palomero라는 곳을 찾아갔다. 12시 오픈 전부터 사람이 바글바글. 난 오늘의 수프를 시켰는데 배가 불러 반도 못먹고 나왔다. 

▲아레키파 거리 이모저모

▲이런가게 참 많이 보는데

▲얘 털을 썼다는거다

▲이곳이 바로 그 수프파는 가게

▲쿠스코와 더불어 아레키파도 지역맥주가 있다

▲양이 정말 많지

▲간판도 이렇다

▲멀리 활화산이 보이고.

아레키파는 뭔가 신성한 도시인 것 같다. 만년설이 쌓인 안데스에서 가장 높은 산과, 피추피추 산, 원뿔모양 활화산을 끼고 있다. 사람들도 훨씬 순박하고 착해보인다. 

연인들도 많다. 길거리, 공원마다 키스하는 커플이 참 많다. 이 평일 오후 시간대에 돌아다니는 걸 보면 아마도 학생들인듯. 

아레키파 외곽은 농사짓는 사람들도 많은데, 우리가 책에서 본것같은 복장의 사람들이 꽤 많다. 도시로 오면 그나마 긴 바지, 긴 옷이다. (관광객만 나시티다. 물론 나도.ㅎㅎ)

사람들 정말 순해보인다. 대부분이 리마, 이카와 달리 인디오 사람이 많다. 얼굴이 다 까무잡잡해 내가 굉장히 하얘보인달까. 다들 생김새도 예쁘다. 아, 다는 아니고... 노화가 빨라보이기는 하다. 

도시를 걷다가 Fundo el Fierro라는 곳엘 갔다. 수공예품을 파는 곳인데, 여기서 팔뚝만한 알파카 한마리를 모셔왔다...ㅋㅋ 너무좋다. 이름을 홍이 라고 지었다.(신랑 이름의 끝 글자를 따서... 앞으로 외로울때마다 말걸려고...) 

▲얘네도 예쁘지만,

▲그림들도 멋지지만

▲이아이!!!!!!!!!!!!!!!!!!!!!!!!! 바로 홍이다. 보는 순간 반했다. 그런데 서울에 온 지금은 약간 누리끼리해지고.. 털도 가지런하지 못한 게... 왜그러지.... 

▲아레키파 아르마스광장. 가톨릭 축제가 열리고 있었다.

▲페루, 커피가 꽤 맛있다.

은공예 액세서리도 봤는데, 팔찌들도 예쁘더라. 55솔정도 됐다. 이걸 채워주는 할아버지의 손이 까맸다. 페루 사람들은 손이 까맣다. 

꼭 사야할 듯 싶었으나 수중에 솔이 부족해 일단 더 돌아보기로. 달러 좀 더 바꿔올걸. 은근히 돈이 많이 드는 여행이다. 어쩔 수 없다.

내일은 새벽 3시 반에 치바이(Chivay)에 가는 차를 타야한다. 아레키파와 치바이를 오가는 차는 am 3:30-6:30, pm 2:30-5:30 이다. 이게 13솔씩이니 이 걸로 가봐야지. 

앗, 방금 잉글랜드 루니가 골을 넣었다. 방금 이곳 축구 중계진은 2002년 안정환이 추가시간에 동점을 만들었다는 걸 이야기했다. 잉글랜드가 1-2로 뒤진 상황에서 추가시간에 골이 들어가선가보다. 간만에 들으니 반갑다. 경기 끝!